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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거대한 철의 산, 폐선박... 새로운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다 🚢

유용한 정보/해피재키 환경보호

by Happy Jackie 2025. 5. 1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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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해양 개발과 상업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선박은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 경제와 무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선박도 시간이 지나면 노후화되고 결국 폐기됩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천 척의 선박이 생을 다하고 해체를 기다립니다. 이러한 폐선박은 단순한 고철 덩어리가 아닙니다. 이 안에는 엄청난 양의 자원이 숨겨져 있으며, 올바른 재활용 방안을 마련한다면 자원 순환 경제의 주역으로 새롭게 부상할 수 있습니다.

왜 폐선박 재활용이 중요한가?

폐선박에는 막대한 양의 금속 자원과 다양한 부품, 심지어 일부 귀금속(?)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선박 한 척을 해체하면 약 85% 이상의 철강 자재를 회수할 수 있으며, 이는 자동차, 건설, 중공업 분야에 재사용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과 환경오염입니다. 과거에는 선박 해체 작업이 대부분 개발도상국의 환경 규제가 느슨한 지역에서 이뤄졌고, 이로 인해 심각한 해양 오염과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 ‘홍콩국제협약’을 채택했습니다. 이 협약은 선박 해체 시 환경 보호와 인체 건강을 고려한 안전한 처리 기준을 마련하였고,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더욱 체계적이고 친환경적인 재활용 방안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홍콩 국제 협약 (Hong Kong 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Safe and Environmentally Sound Recycling of Ships)
정식 명칭: Hong Kong 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Safe and Environmentally Sound Recycling of Ships, 2009
채택일 : 2009년 5월 15일
주최기관 : 국제해사기구 (IMO)
목적 : 선박 해체(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와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해체 작업의 안전성과 환경적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 기준 마련

폐선박, 어떻게 재활용되는가?

폐선박 재활용은 크게 부품 재사용, 금속 자원 회수, 친환경 기술 도입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집니다.

 

첫째, 선박 해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이뤄지는 작업은 가치 있는 부품의 분리입니다.

엔진, 발전기, 펌프, 각종 전기장치와 같은 주요 부품은 리퍼비시(Refurbish)를 거쳐 중고 시장에서 다시 판매되거나 다른 선박과 산업 기계에 재사용됩니다. 이는 단순한 자원 절감이 아니라, 새로운 부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둘째, 본격적인 해체 작업을 통해 선체와 내부 구조물을 절단하고, 철강, 구리,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금속 자재를 회수합니다.

이렇게 회수된 금속은 다시 용융 처리되어 건설 자재나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생산에 투입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순도 금속을 추출하기 위한 첨단 기술도 적용되고 있어, 자원의 활용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셋째,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친환경 해체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선박 해체 시 발생하는 폐유, 유해 가스, 잔류 화학물질 등이 해양으로 유출되거나 불법 매립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온 소각, 폐열 회수, 유해 폐기물 안정화 처리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오염물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ISTOCK


국내외 폐선박 처리 현황과 과제

국내에서는 영암과 부산 등 일부 조선소가 친환경 해체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아직 해체 처리 능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24) 한국에도 있구나.. 상상초월 300톤 폐선박을 순식간에 가루로 만드는 현장│거대 선박 해체하는 모든 과정│극한직업│#골라듄다큐 - YouTube

 

반면, 인도 알랑(Alang), 방글라데시 치타공(Chittagong), 중국 장쑤성 등의 조선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 해체 산업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선박해체 현장 (이미지출처 : GETTY IMAGE)
방글라데시의 선박 해체현장 (이미지 출처 : GETTYIMAGE)

 

(41) 하루 2달러.. 맨손으로 대형 선박을 해체하는 방글라데시 선박 해체 노동자들 | 인간의 땅 “철까마귀의 날들” (KBS 090719 방송) - YouTube

 

그러나 이들 지역은 여전히 환경오염과 노동자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세계적인 조선 강국인 만큼, 폐선박 처리 분야에서도 선진적인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대가 절실합니다. 최근 정부는 친환경 선박 해체 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 자원 회수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ISO 30000 인증 조선소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자원 순환 경제의 핵심, 폐선박 재활용

폐선박 재활용은 단순히 철을 녹여내는 산업적 행위를 넘어섭니다. 이는 ‘폐기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미래 자원’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합니다. 자원 고갈 시대에 접어든 지금, 우리가 버리는 것들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경제적, 환경적으로 선순환 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속 가능성의 실현입니다.

 

전 세계 바다를 누비던 거대한 선박들이 이제는 해체되어 또 다른 형태로 우리의 일상에 다시 찾아오고 있습니다. 철강 자재로, 가구 디자인의 일부로, 혹은 예술 작품으로. 버려진 철의 산이 다시 태어나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원의 소중함과 환경 보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실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폐선박 재활용 산업이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을 함께 이끄는 ‘푸른 성장 동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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