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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잡았는데, 쏟아지는 쓰레기, 풍력발전

Happy Jackie 2025. 5. 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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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력발전기의 효율과 폐기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

한적한 평야나 바닷가에 우뚝 솟은 하얀 날개, 쉼 없이 돌아가는 회전축. 마치 미래 도시의 상징처럼 보이는 풍력발전기. 탄소 없는 세상을 향한 우리의 희망은 오늘도 바람을 잡아 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거대한 날개가 어느 날 쓰레기가 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최근 세계적으로 20~25년의 수명을 다한 풍력발전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미지출처 : ISTOCK

‘청정에너지’로 알려진 풍력발전, 과연 진짜 친환경일까요? 오늘은 바람의 힘으로 달리는 이 거대한 터빈의 효율성 문제와 그 뒤에 숨겨진 폐기물 리스크를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 풍력발전, 생각보다 느리고 예민한 기계?

풍력발전은 바람의 운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발전 방식입니다. 바람만 불면 돌아가니 무공해일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습니다.

 “효율은 몇 퍼센트냐고요?”

풍력발전기의 최대 이론 효율은 59.3%(Betz의 한계)입니다. 하지만 실제 상업용 풍력터빈의 평균 효율은 그보다 낮은 35~45% 수준. 거기에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바람의 세기 : 바람이 너무 약하면 돌지 않고, 너무 강하면 자동 정지
  • 설치 위치 : 고도, 지형, 바람의 방향이 모두 고려 대상
  • 유지보수 비용 : 회전체, 변속기, 발전기 등 고장이 잦은 구성품
  • 출력 변동성 : 전기가 필요 없는 새벽에도 쉴 새 없이 전기 생산

결국 풍력발전은 ‘재생’이지만, ‘안정적인 에너지’는 아닙니다. 그래서 대규모 전력망에는 배터리 저장시설이나 기존 화력발전소와의 병행 운용이 필수입니다. 즉, 혼자서 완벽한 대안이 되기엔 무리가 있다는 뜻이죠.


● 블레이드(날개)의 정체는?

풍력터빈의 날개는 유리섬유, 탄소섬유, 에폭시 수지 등 복합소재로 만들어집니다.

유리섬유 탄소섬유 에폭시나 풀리에스터로 구성된 수지(접착용 수지) 기타 나무
40% 5% 30% 나머지

 

가볍고 튼튼하지만, 재활용이 어렵고 분해도 불가능한 재료입니다. 결국 수명이 다하면 매립하거나 잘라서 버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풍력발전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폐날개를 매립하지 않으려면, 이를 잘게 부숴 콘크리트에 집어 넣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듭니다. 일부 유럽에서는 소각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연소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나옵니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 전 세계적으로 쌓여가는 풍력 폐기물

  • 미국은 매년 수천 개의 블레이드를 매립 중
  • 독일·스페인도 2025년부터 폐기물 증가가 가파르게 예측됨
  • 한 개 블레이드의 길이는 40~70m, 무게는 수 톤에 달하며, 절단·운송·매립 모두 돈과 공간을 많이 먹는 괴물이라고도 할 수 있음

그럼  한국상황은 어떤가?

 

국내도 2020년 이후로 노후 풍력터빈 해체 수요가 증가 중입니다. 하지만 블레이드 재활용 기술은 거의 없고, 일부 해양 풍력은 해체·운송조차 어렵습니다. 실제로 블레이드를 태워버린 사례도 있어 온실가스와 유해물질 배출 논란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요?

물론 현재 완전한 대안은 없지만, 전 세계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열분해 고온에서 분해해 에너지 회수, 하지만 비용 부담 큼
건축 자재화 잘게 부수어 시멘트 첨가제 등으로 사용
순환설계(Recyclable Design)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든 차세대 블레이드 개발 중
확장 수명 관리 블레이드 일부 교체, 회전체 유지보수로 30년까지 연장

 

작동하지 않는 풍력발전기, 특히 블레이드(날개)와 타워 구조물은 수명이 끝나면 처리에 큰 비용과 공간이 드는 골칫거리지만, 최근에는 재활용과 재활용적 창의활용(업사이클링)을 통해 다양한 해결책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활용 방안입니다.

 

1. 건설 자재로 재활용

풍력 블레이드는 유리섬유·에폭시 복합소재로 매우 튼튼하고 가벼워, 아래와 같은 건설재로 활용됩니다.

시멘트 보조제 잘게 분쇄하여 시멘트 혼합 원료로 사용 (CO₂ 배출도 줄임)
교량/방음벽 부재 블레이드를 절단해 도로 구조물이나 방음벽 자재로 사용
산책로·보행 데크 블레이드를 길게 절단해 목재 대체로 사용
건축 외장재 곡선형 블레이드를 창고·쉘터 지붕 자재로 재활용

실제로 미국과 덴마크에서는 고속도로 방음벽교량 바닥재로 실제 적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Re-Wind Network의 주도로 폐기된 풍력 터빈 블레이드를 활용한 보행자용 교량인 '블레이드 브리지(Blade Bridge)'가 건설되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폐기된 풍력 터빈 블레이드를 활용하여 고속도로 방음벽을 설치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2. 업사이클링(창의적 재활용)

공공 예술 및 가구 절단 후 벤치, 조형물, 조명 기둥 등으로 리디자인
정자·파고라 구조물 바닷가 쉼터나 정원 구조물로 재설계
놀이터/체험형 시설 곡선 형태를 활용한 어린이 놀이터, 전시 체험 공간
교육용 소재 재생 에너지 교육에 사용되는 전시 교보재로 활용

독일 함부르크 항에서는 폐 블레이드로 만든 야외 가구형 쉘터가 운영 중입니다.

폐 블레이드로 만든  야외 가구형 쉘터

 

3. 열분해를 통한 자원 회수

  • 고온 열분해(Pyrolysis) 기술로 복합소재 분해 후 유리섬유 회수 (섬유강화 복합재로 재활용) / 가스·기름 형태의 연료 회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단점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상용화는 일부만 진행가능하는 점이 있습니다.

유럽(프랑스, 독일)은 이 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2030년까지 재활용률 100% 목표

 

4. 기존 발전기의 리퍼비시(Refurbishing)

  • 폐기된 발전기의 부품 중 타워, 기초 구조물, 제어장치 등은 재사용 가능하며, 일부 기업에서는 중고 터빈을 신흥국이나 도서 지역에 보급용으로 재조립하여 사용이 가능합니다.

5. 에너지 저장용 구조물 또는 인프라 활용

  • 대형 블레이드를 에너지 저장 시설 외벽, 배터리 하우징, 전기차 충전소 차양 구조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 바람은 공짜지만, 시스템은 공짜가 아니다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석탄과 원자력을 줄이기 위해 태양과 바람이라는 자연의 힘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조차 ‘관리되지 않으면 오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바람을 붙잡고 전기를 만들어내는 풍력발전은, 그 끝에서 또 다른 부담을 남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짜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꾼다면, 바람이 아닌 날개 끝에 쌓이는 쓰레기까지도 계산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요?

 

“청정에너지는 쓰레기 없는 에너지일까?”
이제는 기술의 혜택만이 아니라, 그 후처리 책임까지 함께 논의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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