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날, 기억과 권력의 교차점 — 5월 9일 러시아 전승기념일을 바라보다매년 5월 9일, 러시아 전역은 거대한 붉은 깃발과 군악대의 행진으로 물듭니다.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는 전차와 미사일, 병사들이 정열을 이루며 걷습니다. 이날은 ‘День Победы(전승기념일, Victory Day)’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대한 소련의 승리를 기리는 국가 최대 규모의 기념일입니다. 단순한 전쟁 종전의 기념일을 넘어, 이 날은 러시아의 정치·사회적 정체성과 깊게 얽혀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2700만의 희생전승기념일의 뿌리는 194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독일은 5월 8일 밤 11시 1분,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하였고, 모스크바 시간으로는 5월 9일 새벽이었습니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