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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해피재키 환경보호

사라진 길 위에 삶을 걷다 🚶

by Happy Jackie 202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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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진 길 위에 삶을 걷다"

도시 곳곳에는 멈춰버린 길을 종종 보곤 합니다. 더는 열차가 지나지 않는 철로, 시작만 되고 끝나지 못한 도로, 시간이 멈춘 듯한 고가 교량. 과거에는 사람과 물자가 오가던 동맥이었지만, 시대 변화와 계획 변경으로 방치된 인프라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쓸모없는 길’이 최근 도시재생의 핵심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절된 선형 공간을 시민의 일상 속으로 되살리는 재생 디자인의 실험장이자, 도시가 과거의 기억 위에 미래를 설계하는 공공의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는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폐선(廢線)의 재발견 – 선형공간의 가치

폐철도와 미완공 도로는 직선적이고 긴 선형 공간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일반적인 부지와는 다르게 연결성과 흐름을 제공한다. 선형 공간은 다음과 같은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단절되었던 지역 간 소통 복원이 가능하고요, 걷고 머무를 수 있는 산책로, 자전거도로, 휴게 광장 등을 조성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억과 장소성 보존 : 철로·도로 자체가 도시의 산업역사와 맞닿아 있기에 기억과 장소성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협소하지만 긴 구조로 다양한 구간별 디자인 가능하게 한답니다. 즉 과거의 ‘기능적 경로’가 이제는 시민의 정서적 동선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의 성공 사례들

① 뉴욕 하이라인 (High Line)

맨해튼의 폐 고가철도 위에 조성된 ‘하이라인’은 도시 재생의 아이콘입니다. 2009년 개장 이후 뉴욕 시민뿐 아니라 전 세계 도시계획가들의 필수 탐방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폐철도를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 공중 산책로, 도시 정원, 공공 예술 공간으로 재해석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변 지역의 부동산 가치 상승, 관광객 증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라는 경제·문화적 파급효과도 컸습다.

뉴욕하이라인 사이트 여행하기


② 파리 쿨레 베르트 (Coulée verte René-Dumont)

파리의 쿨레 베르트 르네 뒤몽(Coulée verte René-Dumont)은 1993년에 개장한 세계 최초의 고가 선형 공원으로,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에 영감을 준 공간입니다. 이 공원은 약 4.7km 길이로,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시작하여 파리 동부의 보아 드 뱅센느(Bois de Vincennes)까지 이어집니다.​

이전에는 폐쇄된 철도였던 이 공간은 현재 파리지앵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산책로로 탈바꿈하였습니다. 공원은 다양한 식물과 예술 작품으로 꾸며져 있으며, 도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철도 터널 일부는 미디어 아트 공간으로, 고가구간은 조경 공간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파리 쿨레 베르트 사이트 둘러보기


③ 서울 경의선숲길 (국내) - 숨겨진 길에서 피어난 일상 

용산에서 가좌까지 이어지던 경의선 지하화 이후 남겨진 철길 위에 조성된 선형 공원입니다. 철로 일부는 그대로 남겨두고, 나무데크와 산책길을 얹어 철길과 나무가 공존하는 숲길로 재탄생했습니다.

근처 연남동, 연희동 지역은 이 길을 중심으로 카페 거리와 예술촌으로 성장했습니다.


④ 서울 고가도로 ‘서울로 7017’

중앙역 위를 지나던 자동차 전용 고가도로를 리모델링해 만든 도심 공중 보행로입니다. 이름은 1970년 개통된 고가도로가 2017년에 시민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뜻입니다.

이 공간은 단순한 공원뿐 아니라 공공예술, 플랜터(도시 화분), 마켓, 행사장 등으로 활용되며 도시 한복판을 걷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길이 멈춘 곳에서 도시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라졌던 선로 위를 다시 걷는 행위는 단지 걷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따라 걷고, 도시의 시간과 대화하는 일이다.
폐철도와 미완공 도로는 더 이상 도시의 짐이 아니다.
그것은 ‘흉물’이 아닌 가능성의 축이며,
사람과 자연, 기억과 문화가 이어지는 새로운 도시의 정맥이다.
이제 도시의 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삶을 품는 여정의 무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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